가임기 여성, 영양상태 갈수록 악화
가임기 여성, 영양상태 갈수록 악화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6.08.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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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윤지현 교수팀, 남북 가임기 여성 영양상태 분석

북한의 20∼40대 여성의 빈혈 유병률이 남한 여성보다 최소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령대 북한 여성 5명 중 1명 이상이 영양불량 상태로 남한 여성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윤지현 교수팀이 북한의 가임기 여성 영양 상태를 조사ㆍ분석한 ‘2012년 북한영양조사보고서’와 남한의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0∼59개월의 자녀를 둔 20∼49세 북한 여성 7648명과 같은 연령대 남한 여성 1만 69명의 영양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북한 가임기 여성의 빈혈(혈중 헤모글로빈 농도 12g/㎗ 미만) 유병률은 평균 31.2%였다. 특히 40대의 빈혈 유병률이 38.7%로 가장 높았다. 20대(31.8%)ㆍ30대(30.2%)의 빈혈 유병률도 30% 이상이었다. 남한 여성의 빈혈 유병률은 20대 8.9%, 30대 14.2%, 40대 16.4%였다.

북한 여성의 빈혈 유병률은 남한 여성에 비해 20대 3.6배, 30대 2.1배, 40대 2.4배로 우려할만한 수준이었다.

단백질ㆍ에너지 영양상태가 불량한 북한 가임기 여성의 비율은 20% 이상(20대 25.2%, 30대 21.4%, 40대 21.8%)이었다. 2015년 기아 현황 지도에 따르면 북한 여성의 영양불량 정도는 ‘상당히 높음’ 수준이었다.

남한 20대 여성의 영양 불량률은 9.9%와 비교하면 같은 연령대 북한 여성은 2.5배 이상 영양 불량률이 높은 셈이다. 남한 30대 여성의 영양 불량률은 3.4%, 40대는 1% 미만이었다.

남한 여성의 영양 상태도 2004년에 비해 악화됐다. 25∼29세와 30∼34세 여성의 2012년 영양 불량률은 각각 8%ㆍ4.6%로, 2004년 5%ㆍ1.5%에 비해 높아졌다.

윤 교수팀은 “마른 몸을 이상적 외모 기준으로 여기는 사회ㆍ문화적 분위기가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의 영양 불량률을 높인 것”이라며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위해서라도 가임기 여성의 영양 불량률이 증가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팀은 남한과 북한 가임기 여성의 식품 섭취 다양성도 비교했다. 북한 여성의 하루 식사에서 곡류의 섭취 비율은 99.6%로 남한 여성(100%)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북한 여성의 하루 식사 중 육류와 생선 섭취율은 40.4%로 남한 여성(96.4%)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루 식사를 통해 달걀ㆍ메추리알 등 난류(卵類)와 우유ㆍ유제품을 섭취한 북한 여성은 각각 7.7%ㆍ2.4%로 매우 드물었다. 남한 여성의 하루 식사 중 난류와 우유ㆍ유제품 섭취율은 각각 60.9%ㆍ47.9%로, 북한 여성보다 8배ㆍ20배 높았다.

윤 교수팀은 “우유와 유제품은 칼슘 공급식품으로 골다공증 우려가 있는 여성에게 섭취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며 “북한 주민의 영양상태가 개선되고 있다고는 해도 남한 여성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남북한 가임기 여성의 영양상태 비교)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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